삼각산의 가을(2008)
삼각산의 가을은 어디쯤일까?
궁금증을 안고 오늘도 발걸음을 시작해 본다.
상쾌한 새벽공기를 온몸으로 마시며
맑은 하늘에 초롱초롱한 별빛을 벗삼아 산속에
안기는맛은 바로 이맛이야!!!
일출이 시작되려나 보다.
서서히 동녁하늘이 빨갛게 물들어 간다.
금년 들어서 삼각산에 가끔씩 오기도 했지만
보고싶은 상황이 거의 벌어지지 않은것같다.
간밤에 자욱한 안개가 새벽을 기다리게 한다.
오늘은 왠지 기대가 된다.
산을 오르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백운산장에 이르러서도 산기슭에는 별다른 상황의
변화는 없었다.
이윽고
만경봉에 이르니 벌써 7~8명이 자리를 잡고 북적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을 온통 뒤덮어버린 운해바다가 펼쳐져 있었기때문이다.
겨우 삼각대 하나 펼칠자리가 남아 있었다.
그곳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심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필시 저운해는 일출과 함께 상승하여 저 영봉을 구렁이
담넘어가듯 꿈틀거릴것이리라.
자, 태양아 솟아라.
강렬한 붉은빛과 함께 힘차게.
기다림은 계속되었다.
가라앉은 운해는 좀처럼 떠오르질 않는다.
하루재를 넘으려다 사라지기를 몇번인가 반복한다.
속만탄다.
속이 시커머지기전에 포기해야 할까!!!
삼각산의 가을은 벌써 무르익을대로 익어있었다.
아름다운 삼각산의 가을을 느끼기위해
백운봉을 찾는사람들의 발길은 산기슭까지 이어진다.
너나할것없이 약속이나 한듯이,
별거아닌일인데도 생각할 수록 신기하다!!!
하늘과 구름도 뽐내고싶은가 보다.
자연의 오묘함에 한참을 그들에게 넋을 빼앗겨버린다.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
이마에 흐른땀방울 닦아내고,
물한모금 적시며,
국수에 막걸리 한사발 마시며,
살아가는 애기 나누는 저곳은
잠시지만 많은 산악인들의 안식처이리라.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다.
하산길에 또 다음을 기다려본다.